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쇼기 암살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가 개입됐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세계 2위 산유국인 사우디 정부는 보복 대응을 천명했다.
사우디 주식시장은 경제 제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흔들렸고, 서방 국가들의 주요 경제계 인사들은 사우디 정부가 투자 유치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대규모 행사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잇따라 밝히고 나섰다.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써왔던 카쇼기 기자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이후 열흘 넘게 실종 상태다. 터키 정부는 그가 총영사관 안에서 살해됐다고 밝혔으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쇼기 기자 납치를 지시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자료가 보도되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터키 정부가 피살 현장의 소리가 담긴 파일을 확보했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방송된 CBS ’60 Minutes’ 인터뷰에서 이같은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건의 전말을) 아직 누구도 모르지만, 우리는 아마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조사는 매우, 매우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만약 그의혹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매우 분노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 배후설에 대해 ”현재 그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격렬하게 부인하고 있다”며 ”(배후가) 그들일 수 있나? 그렇다”고 말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답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사람이 기자였기 때문에”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는 (누구의 소행인지) 찾아낼 것이며, 혹독한 처벌이 있을 것이다.”
같은 날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는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만약 (사우디 정부 개입 의혹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이에 대한 의회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동맹국이라는 이유로 사우디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도덕적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외교부 장관들은 14일 공동성명을 내고 카쇼기 기자 실종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고 책임을 묻기 위해 ”신뢰할 만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3개국 장관들은 ”완전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제출할 것을 사우디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 메시지를 사우디 당국에 직접 전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식시장은 14일 장중 한때 7% 가까이 하락했다. 사우디에 대한 제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우디 증시는 카쇼기 기자 실종 이후 9% 가까이 떨어졌다.
외자 유치를 목적으로 사우디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투자 포럼에 대한 불참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김용 세계은행 총재를 비롯해 우버와 버진그룹 CEO 등이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14일에는 포드와 JP모건 CEO가 불참을 발표했다.
카쇼기 기자 실종에 대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는 강경하게 맞섰다.
사우디 외교부는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우디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있고 핵심적 역할”을 강조하며 사우디를 겨냥한 제재 등의 행동에는 ”더 큰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외교부는 카쇼기 기자 사건을 특정하지는 않은 채 ”정치적 압박이나 반복되는 거짓 의혹을 이용해 (사우디에 대한) 경제 제재 부과를 위협”하는 등의 행위를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을 사우디로 떠났으며, 빈 살만 왕세자를 높이 평가해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우디 정부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사이의 ”긴장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기를 원한다”며 만약 사우디 정부가 배후에 있다면 ”매우 슬픈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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