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에게 쫓기던 앳된 10대 소녀에서 기관총 의족을 달고 좀비를 해치우는 여전사 역할까지.
로즈 맥고완은 할리우드에서 캐릭터를 소화하던 배우였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3년 전 어느 날 할리우드에 환멸을 느끼고 등을 돌렸습니다.
어떤 영화사가 그녀에게 건넨 '여배우 캐스팅 노트' 때문이었죠.
"가슴골이 보이도록 몸에 딱 달라붙는 탱크톱을 입고 올 것."
이때부터 자신의 SNS를 통해 여성을 상품화하는 할리우드의 이면을 낱낱이 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할리우드가 만들어 놓은 '섹시 인형'으로 살지 않겠다며 삭발하기도 했습니다.
"긴 머리카락은 늘 불편한 존재였어요. 마치 머리에 식물을 기르고 있는 것 같았고, 등 뒤에는 섹스 표적이 얹혀있는 것 같았죠. 뭇남성들이 머리 기른 내 모습을 탐할수록 '진짜 나'는 사라졌어요."
그녀의 외로운 싸움이 계속되던 가운데 2017년 10월,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은 뉴스가 있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의 성추문 사건을 처음 폭로한 겁니다.
지난 30년 동안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았으며, 최소 8명의 여성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얼마 후 로즈 맥고완은 여성 피해자 8명 중 한 명이 바로 자신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당시 23살의 나이에 성폭력을 당하고도 침묵했던 그녀가 20년 만에 드디어 입을 연 겁니다.
'나도 당했다'라는 뜻의 'MeToo' 해시태그(#)는 SNS를 통해 들불처럼 번졌고, 침묵했던 여성들은 하나둘 용기를 냈습니다.
"타라나 버크(미투 운동 창시자)가 시작한 '미투' 해시태그 운동은 우리들에게 벌어진 부당한 무언가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미투 운동 1년이 지난 지금도 각종 여권 신장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로즈 맥고완.
그녀는 다음 달(11월) 한국을 방문해 'SBS D포럼' 연사로 나섭니다.
어떻게 권력을 앞세운 폭력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개인의 목소리가 사회 변혁으로 이어졌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줄 예정입니다.
그녀의 강연을 직접 듣고 싶다면, 'SBS D 포럼'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참가 등록을 신청하세요.
(기획: 임태우 기자/ 디자인: 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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